아약스팬들한테 들어보니깐 아약스시절 토토 꽁머니 승인전화 지예흐보다 툴도 다양하고 잘 나간다던데

박지성: 딱히 집에 가고 싶진 않았어요. 제가 이거보다 토토 꽁머니 승인전화 잘해야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화가 났었죠.

메이: 어떤 면에서요?

박지성: 무릎이 아팠었어요.

에반스: 반월판 부상을 말씀하시는 거죠?

박지성: 네, 네. 커리어에서 첫 수술이었고, 거기다가 새로운 환경에 팬들은 야유하고, 홈 팬들이 야유하고 그런 게 다 섞이니까 사실 그 때 멘탈이 완전히 무너져내렸죠. 심지어 공이 무서웠어요.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요, 축구가 하기 싫어서 훈련장에 가기 싫을 정도였으니까요. 진짜 어려운 시기였어요.

메이: 어떻게 극복해내셨나요?

박지성: 네덜란드 리그에서는 영국과 다르게 시즌 중반이 되면 겨울 휴식기가 있는데, 그 때 터키로 전지 훈련을 갔었습니다. 거기서 거스 히딩크 감독님과 테크니컬 디렉터와 미팅을 했죠. 저까지 셋이서 제 상황에 대한 미팅을 가졌어요. 당시에 히딩크 감독님이 말씀하시길, "넌 일본에서 왔잖아. 떠나고 싶으면 떠나도 되는데, 널 거기로 보내진 않을 거야."라고 하셨죠. 그래서 저는 "네, 저도 여기 남고 싶어요.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. 지금의 퍼포먼스는 제 본모습이 아니에요. 전 제 능력을 알고, 이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면 괜찮아질 겁니다. 계속 야유를 받는다면 떠나겠지만, 전 최선을 다할 거예요."라고 대답했어요. 사실 제 이전에는 아마 한국 선수나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에 와서 뛰거나 성공한 적이 별로 없었을 겁니다. 만약 제가 그 때 일본이나 한국으로 돌아갔다면, 아마 유럽 축구계는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에 올 수 있을 만큼 잘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했겠죠. 저는 아시아 선수들도 유럽에서 뛸 수 있음을 증명해야 했습니다. 그게 제가 감독님의 제안을 거절하고 여기 남기로 했던 이유에요.

에반스: 거스 히딩크가 당신을 믿는다고 당시에 생각했나요?

박지성: 네, 물론이죠. 감독님이 말씀하실 때 그걸 느낄 수 있었고, 토토 꽁머니 승인전화 국가대표팀을 함께 하면서 절 아시는 분이기도 했으니까요.

에반스: 수술 전부터요.

박지성: 네. 그게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고, 저도 감독님을 믿었기 때문에 남기로 했던 거죠.